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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집보다 창고가 좋아야 하는 이유는?

by OK시골 2025. 4. 28.

 

도시서 터전을 시골로 옮겨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걱정거리가 참 많다. 시골서 살고 싶어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저런 걱정거리 중 대표적인 것이 집이다. 집을 어떻게 마련할지, 짓는다면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어떤 구조의 얼마 크기가 적당한 지, 돈은 얼마나 들여야 하나 등등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은 커진다.

 

답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면 정보가 넘쳐난다. 주택업체들을 방문해 상담도 받아본다. 이 얘기 저 얘기 듣고 나면 더 헷갈린다. 뭐가 옳은 말인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좋은 얘기들만 잔뜩 듣고 잘 지은 집들을 수도 없이 보았어도 그게 나에게 맞는 집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헷갈린다면 ‘시골집은 관리가 쉽고 생활이 편해야 한다’는 기준으로 따져보길 권한다. 당연하고 막연한 얘기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정리가 되고, 나한테 맞는 집이 보일 것이다.

 

관리하기 편한집 - 작은 집, 단순한 집, 꼼꼼하게 지은 집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집이 커도 관리하기 쉽다. 돈으로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큰 집은 지을 때 건축비도 많이 들지만 관리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따지면 관리하기 쉬운 집은 우선 작아야 한다.

 

또 공구를 들고 집을 고칠 능력이 있는 사람, 그걸 즐기는 사람은 손이 많이 가는 집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이 많이 가는 집은 관리가 힘들다. 집에 손이 많이 가는 경우는 집짓기 공사를 어설프게 마무리 해 놓았든가, 아니면 특이한 자재를 많이 썼을 때다.

 

우선 공사를 어설프게 마무리 됐다면 주인이 할 일이 많다. 부족하게 공사된 부분들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기술과 손재주가 있고 일을 즐긴다면 내가 직접 하면 공사비를 아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하자보수 하는 일이 수시로 생길 것이다.

 

쉽게 상하거나 변형이 잘 되는 자재를 사용했다면 신경 써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 때 그 때 기술자를 불러 시키면 되겠지만 비용이 든다. 친환경이란 이유로 혹은 멋을 생각해 모양과 질감만 보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리가 힘들다. 주의해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 만만히 생각해 마당을 크게 만들어 꽃도 심고 텃밭농사도 짓다 힘들어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관리하기 편한 집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집의 크기와 구조, 사용한 자재와 공사를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모양만 보고 검증되지 않은 자재를 사용하거나 복잡한 구조의 집은 관리가 쉽지 않다. 같은 조건이라면 집이 작고, 자재와 구조가 단순한 집, 정성들여 꼼꼼하게 지은 집이 관리하기 쉽다는 얘기다.

 



생활하기 편한 집 - 안은 주방, 밖은 창고에 신경 쓴 집

 

생활하기 편한 집은 어떤 집일까? 이것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정원일 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마당이 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당보다 실내가 편해야 한다.

 

살아보니 실내에서 생활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은 주방이다. 마당일처럼 외부 생활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은 창고다. 이 두가지가 편한 집을 만드는 중요 요소다.

 

집을 지을 때 주부들이 가장 신경 쓰는 공간이 주방이다. 헌 집을 사도 주방은 자신의 스타일로 손보고 싶어 한다. 주방은 주로 주부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맞아야 집을 편하게 쓴다.

 

예전 주방은 요리하고 식사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모임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커피나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 등 다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전원주택에서는 동선을 외부 마당과 연결해 놓으면 가든 파티나 바비큐 파티 등을 할 때도 유용하다.

 

남자들은 딱히 집착하는 공간은 없지만 정원 가꾸고 목공일 하는 등 주로 외부활동을 좋아한다. 공구가 쌓이고 자재 보관도 해야 하므로 창고가 필요하다. 꼭 남자만의 공간이 아니다. 전원생활을 한다면 집보다 창고가 더 중요하다. 창고가 좋아야 전원생활이 편하다.

 

창고를 보면 그 집 주인의 하는 일이나 관심사, 취미 등을 알 수 있다. 김칫독이나 일반적인 생활 도구들만 쌓여있다면 특별한 취미나 관심사 없이 사는 사람이다. 정원용 공구들이 정돈돼 있다면 정원과 텃밭 가꾸기에 진심인 사람이다. 목수의 창고에는 집짓기에 필요한 연장들과 목자재 등이 쌓였을 것이다. 소주가 박스채 있다면 그 주인은 술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고, 술병 하나 보이지 않는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천연염색에 빠져 있는 사람의 창고는 염색천과 염료들이 가득 차 있다. 서각에 취미가 있다면 서각용으로 구한 나무들을 쌓아 놓는다.

 

"창고를 보면 어떻게 사는 지 안다"

 

시골에 살아보면 나무 한 토막, 못 하나, 철사 한 가닥, 비닐 한 조각이 당장 아쉬울 때가 많다. 쓰다 남은 나무토막이 걸리적거려 버렸는데 다음날 버린 나무토막 하나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 철물점에 가면 몇 푼 안 줘도 살 수 있는 것들이지만, 운전해 멀리까지 다녀와야 한다. 귀찮고 시간도 아깝다.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쉽게 버릴 수 없다. 나무토막이나 철사 동가리 하나도 쌓아두게 된다. 이것들이 정리가 안 되면 쓰레기처럼 보이고 걸리적거린다. 창고가 있어야 정리가 된다.

 

마당에 풀을 뽑으려 호미를 하나 샀다. 사용하던 호미를 다시 쓰려고 찾으면 어딨는지 모른다. 찾지 못 해 또 하나를 산다. 얼마 후 전에 사용하던 호미가 나온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산 도구들이 여기저기 쌓인다. 창고를 만들어 정리를 해놓으면 찾기도 쉽고 다시 살 일도 없어진다.

 

창고만 잘 계획해도 편한 집이 되고 비용도 아끼고 전원생활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전원생활은 집보다 창고가 좋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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