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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땅

마음 편한 곳이 진짜 명당!

by OK시골 2025. 4. 23.

 

좋은 땅을 찾아 집을 짓고, 그곳에서 평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다. 명당에 대한 꿈이다. 전문적으로 가면 좌청룡 우백호를 따지고 지맥이나 혈자리를 봐야 한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렵다.

 

배산임수, 북고남저… 명당의 조건?

 

명당을 이야기할 때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 ‘배산임수. 산을 등지고 있으며 앞에 물이 있는 곳을 이른다.

 

북쪽에 앉아서 남쪽을 바라본다는 북좌남향’, 북쪽은 높고 남쪽은 낮다는 북고남저도 명당의 조건이다. ‘전저후고라 하여 앞은 낮고 뒤는 높은 터도 좋다. 이런 말들을 정리하면 명당은 ‘해 잘 들고 배수 잘 되는 터’로 결론이 난다.

 

해가 잘 들면 따뜻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햇볕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들에게 꼭 필요하다. 해가 들지 않는 곳에서는 동식물도 잘 자라지 않는다. 양지와 응달에 나무나 화초를 심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래서 좋은 터는 하루 종일 해가 잘 들어야 한다.

 

자연재해는 물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는데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위험하다. 겨울에 물이 고여 얼었다 해빙기에 녹을 때도 그렇다. 집터에서 사고는 이렇듯 배수와 관련이 크다. 배수가 잘 돼야 안전하다.

 

집만 좋다고 명당은 아니다! 일이 있어야 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터에 집을 지었다고 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은퇴 후 귀촌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놀아야겠다며 계획을 세운다. 더 이상 돈벌이가 필요가 없으니 일도 필요 없다 여긴다.

 

천만의 말씀이다. 놀아도 할 일은 있어야 한다. 재미있게 노는 일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좋은 집 지어 살아도 할 일이 없으면 감옥이다. 그래서 땅을 구하고 집을 짓기 전에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이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지 않고 좋은 집 짓겠다 의욕을 부리다 사고를 친다. 무리한 투자가 돼 집만 좋고 사는 데는 재미가 없다. 재미있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명당이다.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살 것인가도 챙겨보아야 한다. 가까이는 가족도 있고 이웃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 좋은 이웃들과 함께 산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웃 개념도 바뀌었다. 내가 사는 옆집, 우리 마을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웃이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멀리 있는 사람들과도 어울린다. 자기 개발도 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어울릴 수 있는 이웃이 있어야 한다.

 

경치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들

 

자연환경도 좋아야 한다. 산속 계곡 물소리 곁에 집 지어 살면 좋겠다 생각한다. 누구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닷가에서 살고 싶어 한다. 경치는 좋을지 몰라도 사는 것은 위험하고 불편할 수 있다. 경치 좋다며 산속에 집을 지은 사람들이 요즘엔 산불을 걱정한다. 물가에 지은 집은 폭우를 걱정해야 한다. 경치 좋은 것에는 그만한 반대급부가 따른다.

 

그래서 유서 깊은 마을들을 찾아보면 집은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 있고 주변 경치 좋은 곳에는 정자를 지어 즐겼다. 내 마당 경치가 좋은 것이 명당은 아니다. 멀리 정자 하나 지을 수 있는 경치가 있는 곳이 명당이다.

 

마음 편한 자리가 바로 명당!

 

좋은 터를 이야기할 때 이러저러한 것들을 따진다. 하지만 최고의 명당은 땅도 집도 아닌 마음이다. 내 마음자리가 편안한 명당에 들어 있으면 어디에 어떤 집을 짓고 살든 그곳이 명당이다. 아무리 좌청룡 우백호를 맞춰 살아도 마음이 닿지 않으면 다 소용없다.